1.
서울,향유[享有];쾌락, 91.0 x 116.7 cm
2.
서울,향유[享有];쾌락, 부분도
3.
서울,향유[享有], 162.2 x 97.0 cm
4.
서울,향유[享有], 부분도
작가노트
“가장 솔직하게 표현된 감정은 가장 직관적이다.”
이 문장은 제 ‘향유(享有)’ 시리즈의 핵심이자, 제가 그려내는 도시, 특히 서울이라는 공간과 그 속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의 감정을 포착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제 작업은 도시라는 무대에 사람들의 감정을 투영하고 그 감정을 시각적으로 표현하는 데서 시작됩니다.
저는 도시를 단순한 물리적 공간이 아니라, 그 안에서 얽히고설킨 수많은 이야기와 감정들이 살아 숨 쉬는 복합적인 장으로 보려고 합니다. 서울의 거리와 건물들은 그 자체로 하나의 배경처럼 보일 수 있지만, 그 안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의 다채로운 감정들은 무한히 흐르고 변화합니다. 이러한 감정의 흐름을 색과 형태로 풀어냈습니다.
색은 저에게 감정을 표현하는 가장 원초적이자 본질적이고 직관적인 도구입니다. 열정, 분노, 차분함, 고독, 적막, 활기. 다양한 감정들이 혼재되어 있는 모습은 마치 서울의 다채로운 풍경을 닮아 있습니다. 또한 프리핸드로 그려진 불규칙한 형태들을 통해 도시의 구조적 복잡함과 그 속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의 예측 불가능한 감정들을 표현하고자 했습니다. 완벽하게 정돈되지 않은 선들은 우리의 일상처럼 때로는 불안정하고, 때로는 즉흥적인 감정의 결과물입니다. 서울이라는 도시는 그 속에서 각기 다른 감정들을 경험하게 하며, 그 복잡한 감정의 흐름 속에서 우리는 스스로를 발견하고 살아있음을 느끼게 됩니다. 때문에 ‘향유(享有)’ 시리즈는 도시의 특정한 순간을 포착한 것이 아니라, 그 안에서 매 순간 겪는 감정의 파편들을 시각적으로 풀어낸 과정이라 할 수 있습니다.
도시의 외형은 시간이 지나면서 끊임없이 변화하고, 그 안에 살아가는 사람들의 감정 역시 끊임없이 움직이고 변합니다. 이 감정의 변화는 일상 속에서 미묘하게 드러나기도 하고, 때로는 강렬하게 표출되기도 합니다. 제 작업은 도시라는 배경 속에서 이러한 무형의 감정이 어떻게 시각적으로 형상화되고, 그것이 우리의 삶에 어떤 흔적을 남기는지를 탐구하는 과정입니다. 이 과정에서 작품 속에 담아내는 선과 색은 도시의 물리적 구조를 넘어, 그 안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의 내면을 담아내려는 시도이자 기록하는 시각적 언어입니다.
제 작업을 통해 관람자들이 단순히 도시의 외형을 보는 것이 아니라, 그 안에 숨겨진 자신의 감정들을 발견할 수 있는 매개체가 되기를 바라며, 복합적인 층위로 얽혀있는 도시와 감정의 복합성을 발견할 수 있기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