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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유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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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양화 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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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식 #불안 #긴장 #손 #거스러미
1.
쉼4, 162.2 x 130.3 cm
2.
쉼5, 162.2 x 130.3 cm
3.
쉼3, 162 x 162 cm
4.
쉼2, 부분도

작가노트

현대 사회를 살아가는 우리에게 정신적 스트레스는 너무나 흔하게 경험할 수밖에 없는 필연적 문제라고 할 수 있다. 이러한 스트레스는 사람마다 다르게 발현되어 나타나는데, 그 발현되는 형태와 강도에 따라 보이는 양상은 너무나도 다양하다. 예를 들면, 직장 관계, 교우관계, 경제적 문제, 가정의 불화 등 다양한 이유로 우리는 스트레스에 노출될 수 있고, 이러한 상황을 받아들이는 모습은 사람마다 다른 것이다.
결과적으로, 우리는 스스로가 스트레스를 받고 있음을 인식하지 못하거나, 스트레스를 받는 것이 정상적이고 불가피한 것으로 생각하게 된다. 이런 인식은 긴장과 불안감을 지속하게 만들며, 개인이 스스로의 정신적, 신체적 건강에 더 큰 피해를 입기 전까지는 대처하지 않으려는 경향을 초래하기도 한다. 바쁜 일상 속에서 감정을 제대로 처리하거나 마주하는 데 시간을 할애하지 않으며, 오히려 스트레스를 일시적으로 잊기 위해 다양한 방식을 찾는다. 예를 들어, 과도한 소비, 미디어 과몰입, 술이나 음식 등으로 일시적인 해소를 시도한다. 이러한 회피적 대처는 일종의 '정신적 면역 반응'처럼 작동하며, 사람들은 자신의 감정을 직면하는 대신 일시적으로 무시하는 선택을 하게 된다.
나는 쉼의 공간에서 일어나는 무의식적인 행동을 그린다. 나는 이것을 휴식이 주는 속임수라고 말하고 있다. 나에게 휴식은, 그 고요함이, 오히려 더 민감해지며 예민해지는 시간으로 작용한다. 그 예민함은 손끝에서 거스러미를 뜯는 본능적인 하나의 행위로 나타난다. 이 반복적인 행위는 단순한 습관을 넘어서서 감정을 표출하는 감각적이고 물리적인 과정으로써 내면과 대면하는 하나의 수행 도구이다. 그와 동시에, 흐릿하게 자리 잡고 있는 불안과 대면하기 위한 방어기제로 작용하며, 긴장을 억누르고자 하는 무의식적인 시도가 되기도 한다. 이 붉은색의 행위는 결국 휴식이라는 이름 아래 숨겨진 고통을 직면하게 만든다.
작품 전반을 가득 채운 옅은 모래색은 실제 나의 자취방을 가득 채운 노란 백열등과 닮은, 나에게 가장 안전하고 개인적인 색이다. 투명하고 잔잔한 인체는 배경과 같은 톤으로 스며들어 고요한 휴식의 순간을 말하고자 한다. 화면에 안착 되어있는 인체의 담백한 표현과 대조적으로 손끝을 집중시킨다. 눈에 보이지 않는 내적 긴장은 이 붉은 행동을 통해 시각적으로 드러나게 된다. 불안감으로 인해 끊임없이 뜯겨진 손은 상처와 따가운 고통으로 인해 붉게 부어오르고 속살이 드러나 있다. 같이 붉은빛이 감도는 코는 일상을 회피하기 위해 마신 술 일 수도, 스트레스로 인해 얼굴에 가득했던 여드름의 붉은 기일 수도 있다. 이러한 관찰을 통해 나는 관객들에게 당신의 휴식의 모습은 어떠한지, 스트레스의 처리는 어떻게 하고 있는지 생각해 볼 것을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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