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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서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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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양화 20
hashtag
#움직임 #춤사위 #들큰함 #에너지 #발레
1.
흐엇, 91 x 116.8 cm
2.
plie a quart, 162.2 x 97 cm
3.
느억, 112.1 x 162.2 cm

작가노트

나의 그림은 몸짓으로 확장되는 몸의 시각적 언어의 회화적 감각이다.
몸의 첫 시작점은 내가 관음 되는 순간의 특수성에서 시작되었다. 무대 위에서 관람 되던 내가 아닌 모델 일을 하던 중 정적인 순간에 나의 찰나를 포착하고 변화하는 옷매무새를 관찰하는 수많은 시선으로 관찰되는 경험이 즐거웠다. 그래서 나 자신의 몸을 어떠한 관점으로 바라볼지가 궁금해졌다. 처음에는 관음적인 그림을 그렸다. 몸의 움직임을 내가 갈망하는 신체상을 찾고자 근본적인 몸의 주체성을 고민하며 회화에 무용의 몸짓과 에너지 표현에 이르렀다.
어렸을 때 내게 그림과 발레가 전부였고, 그 속에 빠져서 살았기 때문에 지금의 내가 있다. 그 옛 기억 사이의 움직임에 대한 경험을 떠올리며, 현재의 내가 춤을 추며 다시금 내 몸의 기억과 힘을 읽으며 그 강약을 살펴본다. 발레는 정해진 기준선과 그에 의해 도달할 수 있는 완결점이 있는 예술이라 생각한다. 몸에 완벽성을 요구하며 지방이 없는 단단한 내 몸이 필요하다. 관절 사이 윤활유가 발린 듯 몸은 유연하게 잘 움직여야 하며 뼈가 미끄러지지 않도록 물리적 근력이 있어야 한다. 엄격한 기준과 이를 달성하고 통제할 때 오는 성취감, 쾌감, 완벽함을 느낀다.
움직임, 사소한 몸짓, 그것이 만들어내는 선과 그 흐름을 관찰하고, 직접 행동하고, 그러한 나를 살펴보고, 근육을 느끼며 체험하고 몸짓을 찾고 이어진 하나의 춤을 만든다. 몸을 섬세하게 다루며 근육에 들어가는 순간적인 힘을 느끼고, 몸짓하며 늘려지는 각 신체 부위의 유연함을 쾌감 한다. (*쾌감 하다: 감각적 쾌락을 느끼는 것 따위를 이루는 말)
길거리를 걸을 때 유리창과 건물의 거울에 비치는 순간에 움직이는 나를 본다. 걸음걸이부터 누웠을 때 몸의 형태까지 몸의 모든 사소한 움직임을 기억하고 이동하는 힘의 모양을 느끼며 어떻게 보일지 상상해 본다. 춤을 추며 동작을 위해 어느 부분에 힘이 들어가고, 빠지는지 그리고 몸에 밸런스를 다르게 두었을 때 순간적으로 느껴지는 전체적인 힘의 형태는 어떤지 생각한다. 여러 춤 동작으로 몸짓 관계의 틈을 엮는다. 몸을 기하학적으로 쓰며 일상적이지 않은 형상을 만들어서 어느 부분에 어느 정도의 힘이 순간적으로 요구되는지 살핀다. 이를 통해 몸짓은 흐름이 되고, 그 경계를 이어주는 순간을 감각하며 전후 동작의 연결의 부드러움과 자연스러움을 탐구한다. 몸이 움직일 때 그 사이 틈으로 흐르는 공기의 유연함을 통해 공간을 구성하며 행위 한다.
몸을 보는 것뿐 아니라 내가 몸짓을 하는 행위자가 되어 각 기관이 상호작용하는 몸의 관계를 느끼고 신체-언어에 대해 그린다. 모든 에너지가 체내에서 제각기 흐르다가 몸짓과 함께 하나의 기로 모여 응집된 순간을 감각한다. 일반적이지 않아 어색한 동작의 모양은 이를 뒷받침해 준다.
몸의 각 기관이 상호작용하는 흐름을 읽어 인간만이 할 수 있는 감각적 형태를 그린다.
나의 이상적 신체상은 유연하고 섬세하며 얇고 긴 선은 유려하며 동시에 폭발하는 강한 에너지를 가진 것이다.  강제해야 존재하는 것이 아닌 나에게 항상 존재하는 나의 몸에 담긴 고유 에너지를 쓴다. 있는 힘껏 모든 것을 쏟아내며 평면을 더듬는다.
그림은 순간성에 대한 집중과 포착으로 이뤄져 있다. 몸을 미친 듯이 써본 사람만 알 수 있는 춤과 몸짓의 현장성과 다양성이 주는 밀도를 포착한다. 사소한 것에 좌우되는 몸의 표현력을 최대치로 만들기 위해 거울의 나와 속근육의 움직임을 관찰한다. 나만 아는 사소한 순간을 하나씩 찾는다. 동작 사이의 순간을 즐기며 몸짓을 찾고 손으로 물감을 듬뿍 퍼서 온몸과 힘으로 손끝을 지휘하며 캔버스를 활보한다. 그림을 그리는 행위는 사실 길어야 30분이다. 그러나 이를 위해 정말 많은 에너지를 쓰며 준비하고, 그림을 그리면 비로소 내 몸의 에너지가 사용되었음을 느낀다. 몸짓을 찾으려는 움직임이 또 다른 춤이 되어 에너지를 농축하여 화면에 쏟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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