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 작업을 통해 가장 강조하고 싶은 부분은 무엇인가요?
A. 통증의 순간이 단순 고통스러운 기억으로 남을 수도 있지만, 감각과 기억은 쉽게 왜곡되고 변형되기 쉽다고 생각해요. 예를 들어, 일주일 전에 기운이 없을 정도로 아팠지만 지금은 그 날이 어색해질 정도로 멀쩡할 때처럼, 통각을 느끼는 순간과 지나간 후의 감각을 기억하는 게 다른 것 처럼요. 그래서 그 순간 느껴지는 이질감을 몽환적인 이미지로 풀어나가고 있습니다. 통증이 주는 통찰과 여운을 통해 삶의 복잡함과 아름다움이 강조되길 바라요.
Q. 작업에 대한 생각이나 태도가 있다면?
A. 표현방식에 대한 생각을 많이 해요. 아무래도 요즘 평면 위주로 진행하다보니 다양한 물성을 사용하지 못한것에 대한 아쉬움이 있어요. 사실 저는 호기심이 많고 충동적인 사람이라 여러 재료를 구매해보고 써보는걸 좋아하거든요. 이후 작업에는 조금 더 즉흥적이고 과감한 작업들을 해볼 예정이에요.
Q. 앞으로의 계획은?
A. 거창한 계획은 없어요. 꾸준히 그리고 다양한 작업을 계속 할 예정이에요. 최근 램프워킹을 배우며 유리라는 물성을 탐구하는 과정을 거치고 있는데요 조금 더 익숙해지면 입체 작업도 시도해볼 예정입니다.
Q. 영감은 주로 어디서 얻나요?
A. 아팠던 순간을 돌아보며 영감을 얻습니다. 그 순간의 저의 행동, 시선의 흐름, 공기의 감각, 감정 그리고 주변 풍경 등 알상적인 요소들을 소재로 가져와 작업에 반영하는 거 같아요.
Q. 작업을 하며 어려웠던 점과, 그럴 때 어떻게 극복을 했나요?
A. 작업을 진행할수록 변화하는 요소들과 새롭게 마주하는 것들이 충돌하면서 스스로에게 끊임없이 질문하고 의심하게 돼요. 그 과정에서 가장 많은 에너지가 소모되는 것 같아요. 제가 감각하고 표현하고자 하는 이미지가 잘 전달되길 원하다 보면 감정적으로 소진될 때가 종종 있어요. 그럴 때마다 특별한 극복 방법은 없지만, 멈추지 않는 게 제 방식입니다. 생각을 멈추지 않고, 글로 정리하며, 때로는 완전히 정리되지 않은 상태여도 작업을 시작해요. 그렇게 하다 보면, 감정도, 작업도 조금씩 달라지더라고요.
Q. 본인에게 그림을 그린다는 행위 또는 예술은 어떤 의미를 지니고 있나요?
A. 제 자신을 이해하고 기록하는 과정이에요. 작업을 통해 스스로를 더 섬세하게 들여다보고, 반응하며, 성찰하고, 다듬어가요. 때로는 저의 취향과 이상향을 가득 담기도 하죠. 말로 표현하는 것과는 다른, 간접적이면서도 감정과 욕구를 표현할 수 있는 방식이라고 생각해요. 작업은 저에게 있어 욕구를 담아내는 도구이자, 자기이해와 성장의 계기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