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 작업을 통해 가장 강조하고 싶은 부분은 무엇인가요?
A. 색에 관심이 많아서 채색을 가장 강조하고 싶습니다!
Q. 작업에 대한 생각이나 태도가 있다면?
A. 진실됨. 그려놓고 의미를 부여하는 것이 아닌 나로부터 출발하여 마음에서 나오는 진심을 가지고 그리고자 합니다.
Q. 영감은 주로 어디서 얻나요?
A. 주로 평소에 써 둔 일기에서 소재를 찾습니다. 일기를 매일 쓰는 건 아니고 마음에 울리는 일이 있을 때 잊고 싶지 않아서 써두는 편입니다. 작품 시작 전 쭉 읽어보면 평소에 하는 생각을 알 수 있더라구요. 그리고 평소에 찍어둔 사진에서도 영감을 받아요! 평소 사진 찍는 걸 좋아하는데 갤러리 보면 자기가 좋아하는 순간들을 발견할 수 있답니다.
Q. 나의 작업을 딱 한 사람에게 추천할 수 있다면 누구에게 혹은 어떤 사람에게 추천하고 싶으신가요?
A. 요즘 2030세대에게 제일 추천하고 싶습니다. 개인주의와 이기주의 사회가 심해지는 만큼 한번쯤 문제에 대해 생각해보는 계기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Q. 작업 과정에 대해 소개해주실 수 있으실까요?
A. 앞서 말했듯이 일기와 갤러리에서 요즘에 내가 하는 생각이나 일상을 인식하고 나에 대한 마인드맵을 합니다. 작업 전 항상 마인드맵을 하는데 제 작업에서 가장 특징적인 부분이라고 생각합니다. 마인드맵에서 주제와 표현 소재를 정하고 러프하게 글을 적습니다. 여기서 생각을 구체화시킬 수 있습니다. 두가지 작품 과정이 다른데, 먼저 첫번째 작품은 전통 채색화에 가까운 방법입니다. 아이패드에 에스키스를 한 후, 화판에 종이를 붙이고, 아교칠하고, 배경칠에 들어갑니다. 배경칠은 최소 30번은 해야 하기 때문에 마르는 동안 노루지에 스케치를 옮깁니다. 스케치가 완료되고 빽칠이 다 마르고 나면 노루지 뒷편에 파스텔로 문질러 화판에 부착하고 볼펜으로 스케치를 땁니다. 화판에 스케치가 다 묻어나오면 노루지를 떼내고 일차로 깔릴 색을 모두 칠합니다. (주로 차가운 계열은 파란색으로 다 깔고 따뜻한 계열은 노란색으로 다 깔아 둡니다.) 그 후엔 그날 그리고 싶은 대상을 중심으로 하나씩 완성해나갑니다. 두번째 작품은 여태껏 작품 과정과 다르게 작업하였습니다. 워낙 추상화를 좋아해서 추상화를 하고 싶다는 생각이 컸는데, 아이패드로 에스키스를 여러장 진행해보았지만, 아이패드는 확대가 되니 성격상 자꾸 재현적이고 묘사적으로 그리게 되더라구요. 그래서 뭉툭한 오일파스텔로 에스키스를 진행하였습니다. 오일파스텔로도 묘사적인 느낌이 나는 에스키스는 비슷한 구성을 여러 번 그리다 보면 점점 더 단순해져서 추상적인 느낌을 낼 수 있습니다. (이번 기회로 구상화보다 추상화가 어렵다는 사실을 깨달았습니다..) 에스키스 중 마음에 드는 게 나오면 똑같이 종이를 붙이고 아교칠을 하고 빽칠을 합니다. 그리곤 색연필로 화판에 바로 스케치를 하고 자유롭고 우연적인 느낌을 강조하고자 밑 색을 깔지 않고 분채를 진하게 써서 바로 진행합니다. 여기서 중요한 건 마르기 전에 빠르게 여러 색을 그려야 서로 섞이기도 하고 섞이지 않고 마르기도 하는 효과를 줄 수 있습니다. 붓을 오래 들고 있으면 더 지저분해지거나 묘사적으로 들어갈 수 있어서 붓을 놔야 할 타이밍을 잘 정해야 합니다.두가지 상반되게 작업할 수 있어서 재밌는 작업이었습니다.
Q. 작업을 하며 어려웠던 점과, 그럴 때 어떻게 극복을 했나요?
A. 이런식으로 얇은 작업을 시도한게 24년도 초부터에요. 처음에 캔버스 아사천에서 작업을 시작해서 옥스포드천, 광목천까지 다양하게 작업 해봤었어요. 근데 실의 굵기나 천이 어떻게 짜였는지, 바인더칠을 어떻게 했는지에 따라 같은 농도로 그림을 그려도 천이 물을 먹는 정도나 번지는 정도가 많이 다르더군요.
극복하는 방법은 여러가지로 시도해보기, 그리고 바탕칠 열심히 올리고 말리기. 여름방학때는 휴가 갔다 돌아오니 그림이 전부 번져서 한두달간 멘탈이 나가있었는데, 방학중에 중간점검하러 와주신 교수님 덕분에 해결 방법을 찾았던 기억이 있네요, 기초 탄탄!! 명심하기
Q. 작업을 하면서 가장 신경 쓰이는 부분은 어떤걸까요?
A. 색에 대해 가장 많이 신경 쓰는 것 같아요. 색 배합 고민을 많이 하는데, 여러 색 조합을 편하게 해볼 수 있도록 아이패드로 에스키스를 합니다. 그리곤 디지털 색감을 화판에 똑같은 느낌으로 보일 수 있도록 조색하고 분채 특성상 그렸을 때와 말랐을 때의 색감이 다를 수 있어서 신경을 써야합니다. 색이라는건 조금이라도 다른 색이 섞이면 다른 색이 되어버리기 때문에 저는 굉장히 많은 분채 접시를 깔고 작업을 진행합니다.
Q. 작업의 재료로 분채를 선택한 이유가 있을까요?
A. 분채를 써보신 분이라면 알겠지만, 과정이 상당히 번거롭습니다. 색 하나하나 분채를 뿌시고 아교에 섞어 물감을 사용하고, 그림을 그릴 때 마다 분채가 굳어 이 과정을 반복해야 합니다. 저는 특히 색을 많이 사용하기 때문에 최소 10접시에서 30접시까지 깔아두고 그리기도 합니다. 이런 날은 그림 그리기도 전에 준비만으로 지치는 경우도 많습니다. 준비 과정만 한시간이 넘게 걸리니까요. 그럼에도 분채를 사용하는 이유는 다른 어떤 재료보다 색 본연의 색을 깨끗하게 표현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다른 재료를 섞어 쓰지 않는 것도 이 때문입니다. 완벽한 색 표현을 위한 저의 고집스러운 부분입니다.
Q. 작품의 관전 포인트 !
A. 건빵의 별 사탕, 딸기 빙수에 딸기 같이 음식에 어떤 부분을 먹었는지 찾아보는 재미를 느껴보세요! 각자의 접시도 살펴보시구요!
Q. 작업할 때 듣는 노래가 있다면?
A. 낮에 작업할 땐 여유로운 오후를 200% 즐기는 방법이라는 플레이리스트를 자주 듣고, 마음이 급박한 경우는 아이돌 노동요 1.25배속으로 듣습니다. 손을 빠르게 하는 저만의 꿀팁입니다